사회학의 형성과 발달 1/3
1. 현대사회의 형성과 사회학의 등장
부르주아혁명과 공업혁명으로 서양 사회의 모습이 급격히 변화했다. 이 두 혁명은 사회 구조를 재편하면서 경제적, 정치적, 문화적 변화를 이끌었고, 이 과정에서 현대적인 의미의 사회학이 태동하게 되었다. 사회 변화 속에서 물질적 생산과 시장교환이 확대됐고, 시민사회에서의 일상적 교류가 증가하면서 전통적 사회관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현실들이 늘어났다. 이에 따라 새로운 사회 현상을 설명하고, 사회 변동 원리를 체계적으로 연구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사회학은 이러한 배경에서 사회 변화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객관적으로 설명하려는 시대적 요구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특히, 19세기 유럽 사회에서는 산업화와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빈부격차, 노동문제, 계급갈등과 같은 새로운 사회 문제가 발생했다. 따라서 사회학은 사회 질서를 유지하고 변화의 방향을 이해하며,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학문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2. 사회학의 사상적 배경
(1) 계몽사상과 과학주의
17~18세기에 걸쳐 서양 사회에서는 계몽사상이 확산되었으며, 이는 사회학의 형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 계몽사상의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다.
- 인간의 능력에 대한 신뢰: 과학과 인간 이성을 통해 세상을 합리적으로 이해하고 개선할 수 있다는 믿음
- 종교와 신학적 세계관에 대한 비판: 신 중심의 세계관에서 벗어나 인간 중심의 사고를 강조
- 자율성과 능동성 강조: 사회 구성원으로서 개인이 자유롭게 사고하고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
- 진보에 대한 신념: 이성을 바탕으로 사회를 개혁하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다는 낙관론
이러한 계몽사상은 과학주의와 결합하며 사회학의 발전을 촉진했다.
- 베이컨(F. Bacon): 자연과학적 지식이 인간 삶을 개선하는 데 기여하며, 과학과 기술이 발전하면 이상사회가 실현될 것이라는 신념을 가졌다.
- 콩트(A. Comte): 과학주의적 진보관을 이어받아 사회도 자연과학처럼 실증적 방법으로 연구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사회학을 체계적인 학문으로 정립하는 데 기여하였다.
- 다윈(C. Darwin): 『종의 기원』(1859)을 통해 자연선택과 돌연변이를 통한 생물의 진화를 설명하며, 사회 진화론의 발전에 영향을 미쳤다.
(2) 시민사회 사상과 사회계약 이론
17~18세기에는 시민사회 사상과 사회계약론이 확산되었으며, 이는 근대 사회의 정치적 기초를 형성했다.
- 홉스(T. Hobbes): 자연상태를 '만인 대 만인의 투쟁'으로 보고, 개인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강력한 군주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 로크(J. Locke): 자연상태를 자유롭고 평화로운 상태로 보았으며, 시민이 주권자로서 입법과정을 통제해야 한다고 강조. 개인의 재산권 보호를 중시하며 법치국가의 개념을 제시.
- 루소(J.-J. Rousseau): 자연상태를 평등한 상태로 간주하고, 인민주권론을 주장하며 프랑스혁명의 사상적 기반이 됨.
이들은 사회를 개인의 자유로운 의지에 의해 형성된 공동체로 보고, 국가의 역할에 대해 다양한 견해를 제시했다. 그러나 공통적으로 개인의 합의와 계약이 사회 형성의 기초 틀을 만든다는 점을 강조하며, 민주주의의 기초를 형성하였다.
(3) 프랑스혁명과 유토피아 사회주의
1789년 프랑스혁명은 자유·평등·박애를 이념으로 내세우며 구(舊) 체제인 봉건제에 대항했다. 이 혁명은 부르주아 계급에 의해 촉발되었지만, 점차 농민과 노동자 계급으로 확산되면서 대규모 사회 변혁으로 발전했다.
프랑스혁명을 전후하여 다양한 사회주의 사상이 등장했고, 특히 유토피아 사회주의자들은 공동체적 사회를 구축하려는 다양한 구상을 제시했다.
- 생시몽(H. de Saint-Simon): 공업이 사회 발전의 중심이며, 생산계급(공업계급)이 정치권력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 계급 갈등을 해결하려는 노력을 강조하였다.
- 푸리에(C. Fourier): 공업화의 부정적 영향을 극복하기 위해 협동조합 체계가 필요하며, 이를 통한 공동체적 생산과 소비를 주장하였다. 푸리에는 무정부주의적 경향을 보였다.
- 오언(R. Owen):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를 폐지하고, 계획 경제를 통해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노동과 거주의 공동체를 설계하였다.
이러한 유토피아 사회주의자들은 자본주의적 도시에서 경제가 초래하는 사회 불평등을 해결하고자 했으며, 이후 마르크스주의와 사회주의 운동에 큰 영향을 미쳤다.
(4) 국민국가와 국민주의(민족주의)
16세기 이후 유럽에서는 종교개혁과 종교전쟁(특히 30년 전쟁)이 진행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국가 간 충돌이 심화되었다.
- 1648년 베스트팔렌 조약: 가톨릭 중심의 신성로마제국이 붕괴하고, 현대적인 주권국가 체제가 형성되었다. 각국의 국왕들은 자신의 영토에 대한 완전한 주권을 인정받았다.
- 프랑스혁명과 국민주의 확산: 혁명 과정에서 국민이 정치공동체의 중심이 되면서, 국민적 정체성과 소속감을 강조하는 국민주의, 즉 민족주의가 발전했다.
- 19세기 자유주의와 국민주의 결합: 언어, 혈통, 문화적 전통 등을 바탕으로 한 국민적 일체감을 형성하려는 노력이 늘었다. 이는 이후 독일과 이탈리아의 통일 운동에도 영향을 미치는 현상이 되었다.
국민국가의 형성 과정에서 국민주의는 국가의 통합과 근대적 정치체제의 확립을 촉진하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동시에 배타적 민족주의로 발전할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었다.
결론
사회학은 근대 유럽 사회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탄생한 학문이다. 계몽사상, 사회계약론, 프랑스혁명, 유토피아 사회주의, 국민주의 등의 사상적 영향을 받아 발전해 왔다. 특히 과학적 방법을 통해 사회를 분석하고 이해하려는 시도가 사회학의 핵심적인 특징이 되었으며, 이후 다양한 사회학적 이론이 등장하는 기반이 되었다.
출처: 『사회학: 비판적 사회읽기』 (2014), 비판사회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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