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 생활/사회학

<사회학: 비판적 사회읽기> - 일과 노동세계

cjangela 2024. 8. 30.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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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본주의 사회와 노동

  • 일은 인간이 생존해나가기 위해 투입하는 육체적·정신적 노력을 의미하는 것으로 모든 형태의 작업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사용된다. 반면에 노동은 고통과 고생의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19세기 중반에 실업이 늘고 임금이 하락하던 시기에 노동자들은 생존을 위해 일한 권리를 요구했지만, 보장되지 않고 장시간 노동으로 삶이 황폐화되었다. 프랑스 사회주의자 라파르그는 자본주의 사회의 이러한 노동을 비판했으며, 게으를 권리를 주장했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을 창조적·능동적 활동으로 여기며 자기실현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 삶의 모든 영역은 시장관계에 지배받게 되고 노동시장에서 임금노동과 가사노동 혹은 사회활동은 분리된다. 일과 여가는 시간적·공간적으로 분리되고 경제활동과 비경제활동도 명확히 구분되기 시작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시장에서의 교환을 통해 임금 등의 형태로 보수가 주어지지 않는 노동은 경제활동으로 간주되지 않는다. 따라서 가사노동을 의미 없는 노동이라 취급하며 여성들의 노동을 평가절하하는 효과를 낳고 있다.
  • 노동시장이 출현하고 노동이 임금노동의 형태를 취하게 된다는 것은 인간의 노동력이 상품화되어 노동자와 사용자(자본가) 사이에 노동력의 매매와 교환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노동력이라는 상품과 노동자의 인격과 분리될 수 없기에 노동력 상품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둘러싸고 노동자와 사용자 사이에 갈등이 발생한다. 특히 공업혁명 이래 서구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과 사회의 상호작용 과정은 현대사회에서 노동의 성격을 바꿔놓았다.

2. 노동계급의 형성과 노사관계의 변화

  • 시장이 확대되고 수요가 늘어나면서 상인들은 선대제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선대제는 상인이 다수의 생산자에게 원자재와 가공비를 먼저 제공하여 생산을 위탁하고 완성된 제품을 회수해 판매하는 생산 방식을 말한다. 선대제를 통해 상인자본은 생산자들을 자신에게 종속시켰지만, 생산현장에서는 여전히 개발 생산자들이 생산의 통제권을 지니고 있었다.
  • 자본주의 발전에 따라 생산조직은 선대제에서 점차 매뉴팩처 체계로 변해갔고, 노동자들은 독립된 공간인 공장에 모여 집단작업을 하게 되었다. 매뉴팩처가 확산되면서 작업은 세분화·단순화되었고, 기계화가 용이해지고 인간의 노동이 기계로 대체되면서 급속한 생산성 향상이 이루어졌다.
  • 증기기관의 발명과 기계의 발달로 매뉴팩처 생산방식은 점차 공장제 기계공업 체계로 전환되었다. 이로 인해 생산은 기계에 의해 이루어지고 노동자의 역할을 기계를 보조하는 것으로 제한되었다. 기계제 도입에 따른 탈숙련화는 노동자들을 반숙련·미숙련 노동자로 동질화시켰다. 저임금에 따른 빈곤과 기계의 도입에 따른 실업의 증가로 노동자들의 삶은 더욱 비참해졌고, 빈곤과 열악한 노동조건에 대한 불만과 저항은 자본가에 대항하는 노동자들의 계급적 연대감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자본과 기계에 대한 폭력적 저항인 러다이트운동, 즉 기계파괴운동은 1810년대에 섬유공업에서 대규모로 발생했다.
  • 자본주의 발달에 따라 노동자들은 점차 자본주의적 공업화 자체를 거부하고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는 점을 깨닫기 시작했고, 현대적 공업노동, 공장제 노동에 서서히 적응해갔다. 그러면서 체계 내에서 자신들의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했다. 영국 노동자들은 1824년 '단결금지법'을 폐지시킴으로써 노동조합운동의 역사를 열어나가기 시작했다. 노동자들은 시민자격을 확보하기 위한 정치운동에 눈을 돌리기 시작하며, 차티스트 운동으로 나타났다.
  •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에 걸쳐 유럽에서는 사회주의운동과 노동계급운동이 활발히 일어났다. 노동조합을 통한 노동자들의 조직화가 확대되었고, 사회주의 정당들이 결성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고도 성장기를 거치면서 노동조합은 시장경제 체제의 일부가 되었으며 노동운동은 제도화되기 시작했다. 자본가들도 민주주의를 통해 행사되는 노동자계급의 정치적 힘을 인정하고 복지국가의 개입을 승인했다.
  • 조합주의란 자본, 노동, 국가가 협력하여 연합체적으로 국가의 사회·경제정책을 결정하는 체계를 말한다. 국가가 주도하는 조합주의를 국가조합주의라고 하는데, 주로 국가 주도의 경제발전을 추구한 후발 자본주의 나라에게 많이 나타났다. 국가는 노동자들에게 완전고용과 사회복지를 보장하는 대신 성실한 노동 참여를 통해 자본의 이윤 증대에 기여하도록 함으로써 자본과 노동의 계급타협을 이루어 궁극적으로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이루고자 했다.
  • 신자유주의는 1970년대 중반 이후 경제위기로 복지국가의 재정적자가 심화되면서 점차 확산되기 시작했다. 신자유주의는 국가의 시장개입 및 규제의 최소화와 시장에서의 기업활동의 자유를 요구하는 이념이었다. 신자유주의의 규제 완화의 핵심은 노동시장 유연화와 노동조합에 대한 공격이었다. 신자유주의 이념 확산에 따라 국가에서는 노동조합원이 감소했다. 노동조합은 구조적 불황, 제조업 쇠퇴와 서비스 부문 증대, 노동력 구성의 변화, 작업조직의 개편, 노동자들의 고용불안과 비정규직 확대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이는 나라마다의 사회적 조건에 따라 차이가 있다.

3. 노동과정과 사회관계의 변화

  • 스미스는 『국부론』(1776)에서 분업과 협업에 대한 연구를 통해 분업의 효과를 강조했다. 스미스가 주목하고 있는 분업의 효과는 다음 세 가지이다. 첫째, 분업은 기교의 향상을 가져오는데, 이것은 반복을 통한 숙달을 의미한다. 둘째, 분업은 한 작업에서 다른 작업으로 이동할 때 드는 이동비용을 감소시킴으로써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 셋째, 분업의 증대는 생산의 기계화를 촉진한다. 최근에는 소비자들의 욕구가 다양화하면서, 정보 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스미스의 분업 논리를 역전시키는 유연 전문화가 확산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 마르크스는 사회적 분업과 기술적 분업으로 구분하면서 분업의 다양한 측면을 보려고 했다. 사회적 분업은 사회적 교환이 필요한 여러 생산물 중 하나를 특정 개인이나 집단이 전담하여 생산하는 것을 말한다. 기술적 분업은 하나의 생산물을 만드는 공정을 여러 개로 나누는 작업장 내부의 분업을 의미하는데, 이 과정에서 끊임없는 착취와 적대관계가 형성된다고 주장했다. 분업에 따른 노동자 소외를 다음 네 가지 형태로 제시했다. 첫째로, 노동생산물로부터 소외이다. 둘째는, 노동과정으로부터의 소외이다. 노동자들은 노동보다는 여가생활에서 삶의 의미를 찾게 된다. 셋째는 다른 노동자로부터의 소외이다. 넷째는 유적 존재로서의 인간 자신으로부터의 소외이다. 마르크스는 소외 이론을 통해 작업현장에서 시작된 노동자들의 소외가 자본주의 사회 전체로 파급되어, 노동자들은 소외된 수동적 존재로 전락하게 된다는 비관적 전망을 제시했다.
  • 테일러는 스미스의 고전적 분업론을 기계공의 생산조직에 적용하는 시도를 했는데, 테일러의 조직이론은 과학적 관리의 원리로 불리면서, 대량생산이라는 시대의 급류를 타고 현대적 공업조직 원리로 자리 잡았다. 애덤 스미스의 분업의 효율성에 대한 이론을 고업현장에 적용하여 실천에 옮긴 사람인 것이다. 테일러의 과학적 관리론은 현대적 공업조직에서 일반화된 대량 생산방식과 결합되어 현대 자본주의 경영 또는 관리의 중심 철학 및 실천 내용으로 되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 테일러주의의 확산을 결정적으로 촉진시킨 것은 포드주의 생산체계였다. 포드주의 생산체계의 핵심은 테일러식의 작업공정이 세분화·단순화·표준화 원리를 일관조립라인이라는 기계적 생산체계와 결합시킨 것이다. 이는 표준화된 제품을 대량생산함으로써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위해서는 대규모 반숙련 노동자가 필요했다.
  • 그람시는 포드주의를 단순히 생산방식의 측면뿐 아니라 가치관, 관습, 습속, 일상생활 같은 생활양식 혹은 문화적 현상으로 파악하는 독창적 시각을 보여주었다. 그람시는 포듲의를 단순한 생산방식이 아닌 일상생활까지 통제하는 지배체계로 봄으로써 생산력 발달과 고임금을 대가로 노동자에게 가하는 인간적 억압의 문제를 날카롭게 제기하고 있다.
  • 브레이버먼은 자본주의적 분업의 발전에 따라 작업현장에서 노동의 구상과 실행이 분리되고, 그 결과로 정신노동과 육체노동의 분리, 노동의 세분화가 가속화되어 노동자들이 일에 대한 통제력과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고 보았다.

출처: 『사회학: 비판적 사회읽기』(2014). 비판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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