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 생활/사회학

<사회학: 비판적 사회읽기> - 자본주의의 원리와 역사적 변동 1/2

cjangela 2024. 8. 28.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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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본주의 사회의 역사적 형성

  • 자본이란 이윤을 얻기 위해 투자되는 돈을 가리킨다. 프랑스의 역사학자 브로델(F. Braudel)에 따르면, 자본주의적 이윤 추구는 장거리 무역에서 기원했다. 장거리 무역과 같은 상업활동은 직접적인 생산에 대한 투자는 아니었지만 투자를 통해 이윤을 얻는다는 점에서 분명히 자본주의적 경제활동이었다.
  • 역사학자 브레너(R. Brenner)는 영국에서의 자본주의로의 이행을 농업 부문의 계급 관계에서 일어난 변화로부터 찾는다. 15세기에서 19세기까지 간헐적으로 지속된 인클로저 운동은 토지를 매매하고 임차할 수 있는 재산으로 만들었고, 농민들의 생존수단인 토지를 잃게 만들었다. 토지를 잃은 농민들의 운명은 다음과 같았다. 첫째는 토지를 빌려 농사를 짓고 수확물을 시장에 팔아 수익 중 일부를 지주에게 지불하는 차지농이 되는 것이었다. 둘째는 농업자본가에게 고용되어 일을 하고 임금을 받거나 도시로 가서 공장 등에서 일을 하고 임금을 받는 노동자가 되는 것이었다. 이들은 자본축적에 필수적인 노동력의 원천이자 착취의 대상이 되었다. 이처럼 농민으로부터 생산수단이 분리됨으로써 이윤 추구를 위한 자본이 형성된 것을 자본의 본원적 축적이라고 부른다.
  • 자본주의적 이윤 추구는 상업이라는 좁은 영역을 벗어나 전 사회의 물질적 생활을 지배하게 되었다. 이러한 자본주의를 공업자본주의라고 한다. 공업혁명은 단순히 기계의 발명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기계를 생산활동에 직접 이용하게 되어 기계가 근면이라 불리는 인간의 동력을 상당 부분 대체하게 된 것을 뜻한다. 기계가 생산에서 중심적 위치를 차지하며, 기계의 움직임을 통제하는 자가 노동자들의 움직임을 지배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공업자본주의의 핵심은 기계가 아니라 노동자였다. 초기 상업자본주의에서 이윤의 주된 원천이 시장독점에 의한 큰 가격 격차였다면, 공업자본주의 사회에서 이윤의 주된 원천은 노동력의 착취였다. 공업자본주의에서 노사갈등은 보편적인 것이 되었다.
  • 카우츠(K. Kaustsky)는 "100년 전 농민이 가장 지배적인 집단이었고, 이후 작은 도시의 공업가가 지배적인 집단이었으며, 오늘날 지배적인 집단은 임금노동자다"라고 주장하면서 공장노동자의 시대를 주창했다. 이처럼 공업화를 통해 확대된 제조업 종사자는 대다수가 임금노동자였다. 그리고 자본주의 사회의 경우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조건으로 노동과 자본 간의 계급갈등은 핵심적 사회갈등으로 부상했고 노동조합 조직과 더불어 공업이 발전하는 곳마다 노동운동이 활성화되었다.

2. 자본주의 사회의 기본구조와 작동원리

  •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교환과정을 통해서 얻어지는 것처럼 보인다. 돈을 번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차익을 남기는 것인데, 이렇게 차익을 남기기 위해 경제활동에 투입되는 돈을 자본이라고 한다. 투자할 돈이 없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고용되어 노동함으로써 돈을 벌고, 이렇게 노동과 돈을 바꾸는 것을 일종의 교환이라고 할 수 있다.
  • 돈은 어떻게 돈을 낳을 수 있을까? 소득의 근원을 추적해보면 돈은 궁극적으로 생산적 경제활동을 통한 부가가치의 생산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불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교환은 단지 생산과 소비를 매개하는 행위일 뿐이다. 자본 소유자, 토지 소유자, 그리고 노동자가 얻는 소득은 모두 생산적 경제활동에서 나오는 소득을 나눈 것이다. 자본가들은 이윤획득을 목적으로 돈이나 자산을 생산에 투자하게 되며, 여기서 이윤은 노동하지 않고도 자본 투자의 대가를 얻는 불로소득이다.
  • 스미스와 리카도는 노동이 모든 가치의 원천이라고 보는 노동가치 이론을 주장하면서도, 생산활동에서 나온 소득은 자본가, 지주, 노동자에게 이윤, 지대, 임금의 형태로 배분된다고 주장했다. 자본가들은 다음과 같이 이윤을 확보하려 한다. 첫째, 자본은 자신이 임의로 유추하여 설정한 일정한 비율을 이윤으로 가져가게 된다. 둘째, 이윤은 생산에 대한 자본의 기여에 따른 금전적 평가와 보상이 아니라 사회적 권력관계에 따라 결정되는 금전적 평가와 보상인 셈이다. 그러므로 자본과 노동 사이의 분배가 생산에 대한 기여에 따라 이루어진다는 주장은 이러한 사실을 지배 이데올로기일 뿐이다.
  • 자본을 벌어들이는 이윤의 원천이 자본 그 자체가 아닌 다른 곳에 있다는 점을 두 가지 방식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 하나는 노동 착취이며 다른 하나는 독점과 같은 자본권력이다. 마르크스는 『자본론』에서 자본가는 노동과정을 통제하여 생산량을 늘림으로써 전체 생산물 중에서 임금이 차지하는 부분을 최소화하고 이윤이 차지하는 부분을 늘린다고 주장했다. 노동이 생산해낸 가치 중 임금을 제외한 나머지를 자본이 대가의 지불 없이 취득하는 것, 즉 노동 착취가 바로 자본 이윤의 원천인 것이다. 착취의 방법으로는 첫째, 노동시간을 절대적으로 연장하는 것이며 둘째, 노동시장을 상대적으로 연장하는 것이다. 이는 동일한 노동시간에 하는 일의 양을 늘리는 것이다.
  • 자본은 돈을 매개로 하는 역사적으로 특수한 사회관계이다. 자본은 세 가지 의미에서 사회관계를 보여주는데, 첫째 자본은 보편적인 관계가 아니라 역사적으로 특수한 사회적 관계이다. 둘째 생산과 분배에서의 제로섬 관계로 인해 자본과 노동은 서로 적대적인 관계를 맺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셋째, 자본은 노동과 상호의존적이다.
  • 마르크스와 달리 베블런은 자본과 사회 사이의 권력관계와 무형자산의 역할을 강조한다. 자본가는 공동체가 보유한 유형·무형의 자산에 배타적인 소유권을 지정하고 그 효율적인 사용을 제한함으로써 상품 가격과 매출, 그리고 자산 가치를 상승시킨다. 이 과정에서 산업적 효율성은 희생되지만 지배적 자본은 독점적 이윤을 얻는다. 여기서 이윤의 원천은 바로 독점과 같은 자본권력이다.
  • 노동착취와 사회적 권력관계를 이용해 얻은 이윤은 더 많은 이윤을 낳기 위해 기존의 자본에 덧붙여져 재투자되는데, 이처럼 자본의 규모가 지속적으로 커지는 과정을 자본축적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는 다음과 같은 사회적 결과를 낳는데, 첫째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은 부의 기초일 뿐 아니라 권력의 기초가 된다. 둘째, 자본이 없는 집단은 점차 부와 권력에서 소외됨으로써 상대적으로 빈곤이 축적된다.
  • 자본과 돈의 배후에는 사람이 있다. 자본주의의 경제적 관계는 동시에 다양한 사회관계, 즉 자본가-노동자, 자본가-국가, 자본가-자본가 사이의 관계들을 내포한다. 한편, 자본주의 사회의 규범, 역할, 이데올로기 또한 자본주의를 정당화하고 자본주의적인 생활 방식을 수용하게 만드는 반면에 다른 문화적 가치들은 돈의 논리에 종속시킨다.
  • 자본주의 사회는 자본축적에 필요한 각종 법과 제도를 발전시킨다. 자본축적을 위해 필요한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를 법적으로 보장하는데, 사유재산권은 사물에 대한 주권이자 타인의 사용과 점유를 배제하는 배타적 권리이다. 따라서 법적인 사적 소유는 단순히 사물을 보유하고 사용하는 점유와 구별된다. 사유재산권 외에도 자본주의는 계약과 상거래를 규정하는 법률을 발전시켜 시장거래를 보장하는데, 베버와 좀 바르트는 자본주의를 이윤을 추구하는 영리기업의 활동을 통해서 인간의 물질적 필요가 충족되는 체계로 정의했다.
  • 자본은 자본축적과 이윤 증대를 위해 끊임없는 경제성장을 요구하고, 국가는 국민경제의 발전을 명분으로 자본의 성장주의를 지원하게 되며, 노동자와 시민은 성장을 통한 물질적 풍요와 개발이익을 기대하면서 성장주의에 동조하게 된다.

출처: 『사회학: 비판적 사회읽기』(2014). 비판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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