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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젠더와 성차, 성별 불평등
- 대부분 사회에는 여성다움과 남성다움이라는 성격특성에 대한 기대가 있는데, 이를 성별 고정관념이라고 부른다. 나아가 여성과 남성에게 상이한 지위와 역할 등을 부여하는 것을 성역할이라 한다. 사람의 생물학적 성은 기본적으로 태어날 때부터 결정되어 있지만, 성 정체성은 성장 과정에서 갖게 되는 것이다.
- 신생아는 일반적으로 양성의 특징을 모두 지니고 태어나는데, 어떻게 여성과 남성을 자라나게 되는 것일까? 첫 번째 설명은 프로이트에서 찾을 수 있다. 프로이트는 아이의 성장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부모와의 동일시를 성역할 사회화의 중요한 기제로 보았다. 나아가 초도로는 영아의 심리적 동일시가 갖는 효과에 대한 정반대 이론을 제시했다. 어머니에 대한 분리의 경험은 남아는 박탈감과 정서 불안, 자기중심적 정체감 등을 갖고, 여아는 정서적인 안정감을 가지고 관계 지향적 성향을 발달시키게 되는 자원이 된다. 다음으로 사회학적 설명은 모방과 학습을 중요시한다. 이것은 보상과 처벌의 기제에 의해 동기부여가 된다.
- 젠더는 교육과 사회화를 통한 문화적 습득의 결과이다. 우리가 생물학적 성이라고 부르는 몸의 차이는 그 자체로 어떤 특정한 가치를 갖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문화적 가치나 규범이 생물학적 차이에 어떠한 의미를 부여하고 또 어떻게 해석하는가에 따라 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결정된다.
- 버틀러(J. Butler)는 성은 늘 새로운 의미화를 향해 열려 있다고 주장했다. 섹스와 젠더 사이의 구분 자체를 폐기하자고 주장하면서, 여전히 한 사람의 성을 판단할 때 궁극적인 결정 요소가 되는 것은 생물학적·자연적 성(섹스)이므로 젠더는 여전히 진정한 의미에서 이론화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런데 생물학적 성이 이분법적으로 구붆되기보다 연속적이라는 점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생물학적 성의 구분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급진적인 주장은 남녀 간의 생식적·신체적 차이가 사회적 성의 구성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주장으로 나아갈 수 있어 논란의 여지가 있다. 중요한 것은 남녀의 이분법적 구별에 의해 성 정체성의 다양한 차이를 억압하면서 성별 고정관념을 강요하는 사회적 권력을 폭로하고 이를 해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 버틀러는 성 정체성의 사회적 구성을 강조하며, 젠더적 수행성과 수행적 정체성이라는 개념을 사용하여 젠더를 이해하고자 한다. 젠더적 수행성은 일상에서 젠더라는 가면을 쓰고 행위를 수행하며, 이 과정에서 각자의 젠더가 구성되고 재구성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들이 주어진 젠더 규범에 따라 행동하며 자신의 젠더 정체성을 획득하는 것을 수행적 정체성이라 한다. 그러나 우리의 젠더, 즉 여성과 남성의 구분과 경계는 매우 유동적이며 가변적인 것이고, 일상 생활 속에서 해체되고 재구성되어 간다는 것이다.
- 보부아르는 남성 또는 여성으로서 역할, 규범, 행위, 가치관 등을 내면화해 가도록 하는 사회체계, 곧 젠더체계를 지적하며, 남녀의 성별 차이가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경험과 교육을 통해 습득된다는 것을 말한다.
- 대부분 사회에서는 남녀의 성별 차이, 즉 성차에 따른 성역할 체계와 성별분업 체계가 존재한다. 한 사회에서 성차와 성역할이 지나치게 강조되는 것은, 성별에 따른 사회적 위계와 차별의 권력이 작동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페미니즘은 성차란 생물학적으로 규정되는 고정불변의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구성되는 것이며, 남성권력에 의해 구성된 성차는 사회적 규범으로 내면화되어 성별 불평등을 재생산한다고 본다.
2. 섹슈얼리티와 친밀성의 역사적 변화
- 섹슈얼리티는 세 가지 범주의 의미를 포함한다. 첫째는 신체적·정서적·정신적 차원의 특성이 있다. 둘째, 성적 정체성과 관련된 자기규정이나 성적 행동의 스타일을 뜻한다. 셋째, 성적 태도, 행동, 관계와 관련된 사회적 규범과 제도를 포괄한다. 여기서 섹슈얼리티가 사회적 규범과 제도를 포함한다고 보는 것은 성적 행동과 관계가 사회적 권력관계와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 성에 관한 인류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성행위와 성 의식에는 문화적인 다양성이 나타난다. 또한 성적 매력에 관한 관념도 나라마다 다르며, 역사적인 변화를 겪어왔다.
- 각 사회는 섹슈얼리티, 곧 성적 욕망과 그것을 충족하는 방식에 대한 문화적 처방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의 역사적 변화 과정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사실은 '생식수단으로서의 성'과 '쾌락으로서의 성'의 분리이다. 전통사회에서 성은 출산, 즉 생식수단으로서만 규범적으로 인정되었다. 쾌락 수단으로서 성은 억압되었으며, 특히 여성의 성적 욕망은 규범에 따라 훨씬 더 강력하게 통제되었다.
- 18세기 후반부터는 친밀성의 발달과 맞물리며 낭만적 사랑의 이상이 확산되었다. 기든스에 의하면, 낭만적 사랑이란 다른 사람과의 관계 그 자체의 내재적인 성격에 근거해 감정적 관계를 지속시키는 것을 전제로 하는 사랑이다. 섹슈얼리티는 남성뿐 아니라 여성도 성적 욕망의 실현을 자신의 권리로 생각하게 되며, 개인이 자신의 성적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조절 가능한 섹슈얼리티를 창조했다. 이러한 성 해방은 여성의 성적 자율성의 혁명과 동성애의 확대에 있다.
- 조절 가능한 섹슈얼리티의 등장으로, 양성 간의 관계도 순수한 관계로 발전되었다. 순수한 관계란 관계 그 자체를 지향하는 관계로서, 성적·감정적으로 평등한 관계를 의미한다. 섹슈얼리티에서 여성의 통제력이 커지면서 낭만적 사랑은 점차 합류적 사랑으로 진화해왔다. 기든스에 의하면 합류적 사랑은 개인들 간의 능동적이고 우발적인 사랑으로서 감정적 교환에서의 평등을 추구하는데, 순수한 관계의 원형에 가까울수록 더욱 그러하다.
- 오늘날 세계적으로 성의 개방을 가져온 것은 성의 상품화와 정보화이다. 그러나 이로 인해 지나칠 정도로 많은 성적 표현물에 둘러싸여 있어 인간에게 성적 욕망을 끊임없이 불러일으키며 과도하게 집착하도록 만드는 사회를 과잉성욕화된 사회라 할 수 있다. 이는 성욕과 사랑의 분리, 육체적 사랑과 정신적 사랑의 분리, 성과 결혼의 분리 경향을 낳고 있다.
출처: 『사회학: 비판적 사회읽기』(2014). 비판사회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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