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자본주의의 역사적 특수성: 생산, 시장, 위기
- 물질적 생산은 인간과 자연의 관계와 인간들 사이의 관계라는 두 가지 관계에 의해 규정된다. 첫째, 생산이란 인간이 자연을 이용하고 변형시켜 생존과 욕구충족에 필요한 물자를 조달하는 활동이다. 둘째,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의 생산활동은 일정한 사회 관계 속에서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데, 이것은 노동 재료, 노동 수단, 노동 생산물을 둘러싼 인간 간의 관계이다. 마르크스는 생산관계에서 핵심은 누가 생산수단을 소유하고 또 생산과정을 조직하고 통제하느냐이다. 생산양식은 원시 공산주의, 고대 노예제, 중세 봉건제, 현대 자본주의 등으로 발전했으며 생산물에 대한 소유와 분배 방식도 달라졋따.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신분제적 강제 대신 소유권이 더욱 확고해졌다.
- 시장이란 화폐를 매개로 상품이 거래되는 장소를 말하는데, 여기서 상품은 이득을 얻기 위해 판매되는 재화나 서비스이며 화폐는 상품의 교환을 원활하게 만드는 것이다.
- 시장은 구체적 교환 장소를 의미하기보다는 교환경제 제도를 의미한다. 이렇게 시장이 모든 경제활동의 중심이 되는 경우를 시장경제라고 한다. 사람들이 시장에 의존할수록 돈이 중요해진다. 돈이 있어야 필요한 재화와 서비스를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품 판매와 이윤을 얻기 위한 자본주의적 생산이 점점 더 지배적이기 되며 시장과 자본주의적 경제활동에 더욱더 의존하게 되는 악순환이 발생하게 된다.
- 마르크스가 지적한 대로 자본이 없는 이들은 시장경제에서 생존이 어렵기에 자신들이 가진 유일한 것, 노동력을 상품으로 팔아야 한다. 이에 자본 또는 생산수단을 소유한 사람과 소유하지 못한 사람 사이에 노동력의 구매와 판매가 이루어지는 노동시장이 발생한다. 따라서 노동시장에서의 교환은 경제 외적 강제가 없다는 점에서 자유롭고 평등한 교환처럼 보이지만 권력의 불평등을 내포하고 있다.
- 상품의 생산과 매매가 확대되고 돈을 많이 가진 이들이 경제를 지배하게 되면서 상품이 아니었던 것들이 상품으로 전환된다. 노동과 노동력은 노동시장이 생겨나기 전에는 가격을 붙여 거래할 수 있는 대상은 아니었다. 그러나 아무리 상품으로 취급할지라도 노동, 토지, 화폐 중 어느 것도 궁극적으로 시장에서 수요공급의 원리에 따라 공급될 수는 없으며 온전한 상품으로 소유자에 순응하지도 않는다. 이러한 의미에서 노동, 토지, 화폐는 완전한 상품이 아닌 허구적 상품이다.
- 현대의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금전적 손실이 위기의 가장 큰 원인이 된다. 자본주의에서는 물질적·산업적 생산이 유지되거나 증가하더라도 금전적 손실이 생기면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 사회와 달리 자본주의는 그 자체로 위기를 발생시키는 메커니즘을 내장하고 있는데, 이는 기본적으로 판매를 통한 이윤 획득을 목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한편, 노동이 상품화된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경제위기 상황에서 자본의 이윤 하락과 노동력 수요 감소가 노동자들의 임금 하락과 실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
- 과잉생산은 시장 판매를 통한 투자 원금 회수를 어렵게 하여 금전적 손실을 확대시킬 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생산으로 인한 자원 낭비와 자연환경 파괴를 심화시킨다. 이러한 상황이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노동 착취로 인해 이윤의 재투자에 의해 증대되는 생산총량과 임금에 의해 소비될 수 있는 소비총량 간의 격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기 때문이다.
4. 현대 자본주의의 변화
- 공업자본주의는 20세기에 들어서 독점기업의 형성, 생산방식의 변화, 국가 역할의 변화 등으로 심대한 변화를 경험했다. 기업 규모가 거대화하면서 경쟁적 자본주의 체제가 독점자본주의 체제로 변화했다. 기업들에서는 소유주(자본가)와 고용된 노동자들을 관리·감독하는 경영자가 분리되기 시작했다.
- 기업의 거대화에 따라 경영이 새로운 역할로 부상하면서 이를 둘러싼 다양한 이념과 방법이 제시되었다. 구상과 실행의 분리를 추구하는 테일러주의, 노동을 탈숙련화시키면서 대량생산을 추구한 포드주의는 새로운 시대를 반영하는 대표적인 경영방법이었다. 그러나 고임과 사회복지제도로 인해 시장에서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의 결합이 이루어져서 대량생산체계가 공업자본주의의 전형으로 정착되었다. 그러나 1970년대를 고비로 위기에 부딪히며, 포스트포드주의가 등장했다. 포스트포드주의는 생산의 유연화를 통해 인건비를 낮추고 다양한 종류의 상품을 생산하는 것이 특징이다.
- 자본주의 사회에서 국가는 대량생산이 초래할 수 있는 과잉생산 위기를 막는 기능을 수행했는데, 첫째는 국가는 재정지출을 통해 경기변동에 대처하고 완전 고용을 달성하려고 했다. 둘째, 교육, 의료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시장에서 개별 기업이 공급할 수 없는 허구적 상품으로서의 노동력을 양성하는 데 기여했다.
- 벨은 공업사회에서 지식과 대학, 연구소가 주축을 이루는 탈공업사회로의 이행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탈공업화와 지식정보사회 담론은 지적재산이라는 허구적 상품 또는 무형자산을 통한 축적 전략을 뒷받침하는 기능을 하는 측면이 크다.
- 신자유주의는 케인스주의와 같이 국가의 경제적 개입을 옹호하는 사상에 대한 반발로 하이에크와 프리드먼과 같은 경제학자들이 발전시킨 경제사상이자 이를 기초로 형성된 자본주의 제도를 말한다. 신자유주의자들은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과 분배가 사람들이 자신의 선호를 표시하는 시장 가격에 의해 조정되어야 가장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사회에는 개개인의 수요로 환원할 수 없는 공공재에 대한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 신자유주의자들은 국가 역할의 최소화, 시장영역의 확대, 사유재산권의 강화를 주장했다. 이에 따라 사유화를 통한 공공 부문 축소, 금융자유화, 노동시장 유연화, 노동규율적인 법과 질서의 강화 등 규제 완화와 시장주의 정책들이 적극적으로 추진되었다.
- 신자유주의는 국가 역할의 변화와 더불어 시장영역과 시장논리의 확장으로 나타났다. 첫째, 신자유주의 국가는 케인주의 국가와 달리 완전고용보다는 국가경쟁력 강화를 추구한다. 둘째, 시장자유화는 상품영역의 확대를 낳으며 이에 따라 세계화·금융화·탈공업화가 진행된다.
- 경제활동이 세계화·금융화·탈공업화에 의해 지배되면서, 경제는 점점 더 불안정해지고 노동의 가치는 크게 저하된다. 세계화된 지구에서 어디든 움직일 수 있는 자본과 달리, 노동자는 이동이 제한되어서 불리한 위치에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신자유주의하에서는 고용이 불안정해지고 비정규직이 늘어나며 소득은 양극화되고 불평등이 심화된다.
출처: 『사회학: 비판적 사회읽기』(2014). 비판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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