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 생활/사회학

<사회학: 비판적 사회읽기> - 일탈행동과 범죄

cjangela 2024. 9. 2.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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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탈행동과 범죄의 이해

  • 일탈행동은 사회규범이나 규칙을 벗어나는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사회규범이라는 선에서 이탈하는 탈선 행동이 곧 일탈행동이다. 사회규범은 행동의 일탈 여부를 가늠하는 기준으로, 사회가 채택하고 있는 올바른 행동의 기준인 셈이다.
  • 범죄 또는 범죄행위는 법에 따라 공식적인 제재가 가해지는 일탈행동을 말한다. 범죄는 일반적으로 법을 위반한 행위, 즉 범법 행위를 의미하며 사회규범 중에서도 특히 법으로 정해진 강제 규범을 위반하는 행위를 말한다.
  • 사회규범과 법규범은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는데, 공통점은 사회적으로 올바른 행동의 기준이라는 점과 이를 다양한 방식으로 보상하거나 제재함으로써 특정한 행동을 강제한다는 점이다. 법규범이 사회규범과 다른 점은, 국가권력에 의해 인정되고 강제적으로 집행된다는 점이다. 국가에 의한 강제규범이라는 점에서 일반적인 규범과 차이가 있다.
  • 일탈행동은 한 사회의 일반적인 사회규범이나 행위양식에 어긋나거나 의도적으로 위반하는 행동을 말하며, 이는 역사적·사회적 맥락에 따라 상대적일 수도 있다. 일탈행동이나 범죄를 규정하는 사회규범의 형성과 적용 과정에 특정한 국가권력이나 사회적 권력이 개입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 사회규범은 일상적인 사회적 권력에 의해 강요되고 또 이로 인해 갈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로 남녀차별과 존댓말 사용의 관습이 있다. 이러한 관습들이나 사회규범들은 남성, 상급자, 고령자의 일상적·사회적 권력을 내포하고 있으며 이러한 권력은 훈계, 비난, 모욕 등 비공식적 제재를 통해 행사된다.
  • 사회규범이 상대적이라는 것은 곧, 법이 상대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법의 제정 및 적용 과정에 권력이 개입하므로 지배세력과 지지집단의 정치적 입장이나 가치관 등에 따라 그 기준이 변화하게 된다. 이처럼 법 자체가 일정한 상대성을 지닐 수밖에 없기에 법의 제정 및 적용 과정에서 찬반의 대립과 논쟁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어떤 행동을 일탈행동 또는 범죄라고 미리 규정하기 전에, 그 행동을 누가 어떠한 기준에서 일탈행동 또는 범죄로 규정하고 있는지를 먼저 따져보아야 한다.

2. 일탈행동과 사회통제

  • 사회구성원들이 사회규범을 지키면서 일탈행동이나 범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규제함으로써 사회질서를 유지하는 과정을 사회통제라고 한다. 이는 사회통합을 위해 필요한 사회적 과정이기도 하다. 사회통제는 일반적으로 보상이라는 긍정적 방식과 처벌 또는 제재라는 부정적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 제재는 일반적으로 공식적 제재와 비공식적 제재로 나누어볼 수 있다. 일탈행동이나 범죄에 대한 공식적 제재는 대체로 정해진 법규나 규칙에 따른 처벌의 형태를 띠며, 사회질서 유지의 책임을 맡고 있는 공식기관에 의해 이루어진다. 반면 비공식적 제재는 사적이며 감정적인 형태로 이루어지는데, 훈계, 비난, 모욕, 협박 등이 있다.
  • 그러나 사회규범이 인간 행위의 모든 부분에 대해 잘잘못을 따질 수 있는 것은 아니며, 한 사회의 다수가 하지 않는 행동이라고 해서 반드시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일탈행동은 단지 통계적인 평균에서 벗어나는 것을 의미할 뿐 그 자체가 무조건 부정적인 행위로 규정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특히 개성과 창의성이 강조되는 현대사회에서 개개인의 욕구나 자유의지를 지나치게 제한하여 개성과 독창성의 발달을 억압한다면 사회발전의 중요한 원동력이 사라지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또한, 한 사회에서 생겨날 수 있는 여러 억압과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게 함으로써 사회 전체적으로 불만이나 정신적 병리 현상의 발생을 줄여 사회가 심리적·정신적으로 더 안정되도록 하는 데 기여할 수도 있다.
  • 일반적으로 개인이 일탈행동이나 범죄를 행하는 과정에는 여러 가지 사회적·환경적 요인이 작용하며, 이러한 요인들이 개인의 심리에 영향을 미쳐 일탈행동이나 범죄가 발생하기도 한다. 특정 시기에 자살률이나 범죄율이 이전보다 증가했다는 것은 개인적인 문제가 아닌 사회문제로 보면서 그 사회적 요인을 찾고 해결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 한 사회 안에 존재하는 사회규범, 가치관, 신념들은 사회집단에 따라 서로 다를 수 있다. 이때 지배권력이 일탈행동에 대한 특정한 규정과 사회통제 방식을 일방적으로 강요하게 되면, 사회집단 간의 의견 대립과 갈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3. 일탈행동과 범죄에 대한 이론적 접근

  • 범죄와 일탈행동을 설명하기 위한 초기의 시도들은 주로 생리학적·생물학적 이론에 근거한 것이다. 범죄의 원인이 선천적으로 타고난 생물학적 특성에 있다고 주장하면서, 범죄자들은 생물학적으로 진화가 덜 되었거나 퇴화한 사람들로서 원시인의 체격, 정신능력, 본능을 지니고 있어 사회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며 사회규범과 법을 위반하기 쉽다고 주장한다.
  • 한편 프로이트는 정신분석학적 연구와 이론을 통해 범죄가 어린 시절 정신적 발달 과정에서 빚어진 정신적·심리적 장애와 비정상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라 했다. 자아와 초자아가 이드의 쾌락 추구 성향을 적절히 통제하지 못하면 개인들은 일탈행동이나 범죄를 저지르게 된다고 보았다.
  • 심리학적 이론의 또 다른 흐름은 범죄의 원인을 무의식적 동기보다는 개인의 타고난 성격에서 찾는다. 친사회적 태도와 가치를 사회화하지 못하거나, 옳고 그름에 대한 감각을 발전시키지 못하거나, 타인에 대한 동정심이 없거나, 타인에 대하여 잘못이나 해악을 저질렀을 때도 후회나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자기중심적 사람들이라고 보았다.
  • 사회학적 범죄 이론은 사회적·환경적 조건이나 맥락을 강조한다. 사회해체 이론은 1920~1930년대 미국의 시카고 대학 사회학자들이 도시범죄 및 비행을 연구하면서 시작되었다. 쇼와 매케이는 하위계층 거주자들의 비행률이 도심지역에서 가장 높고, 부유한 지역으로 갈수록 낮아진다는 사실을 경험적 연구를 통해 드러내고자 했고, 그들의 연구는 주거지역에서 상업지역으로 변화하는 전이지역에서 비행률이 가장 높음을 보여주었다. 이에 일탈행동 등을 도시화에 따른 사회해체의 결과로 이해하려 했다.
  • 뒤르켐의 아노미 이론은 사회질서의 해체나 규범적 혼란이 사회적 결속이나 통합을 약화시켜 일탈행동이나 범죄의 발생률을 높인다고 본다. 아노미는 무규범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급격한 사회변동 시기에 기존 사회규범의 해체와 가치관의 혼란으로 새로운 사회규범이 부재할 때 일탈행동이 발생하기 쉽다는 점을 보여준다. 결국 규범적 통합의 정도에 따라 일탈행동이 나타날 확률이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 머튼은 무규범 상태라는 뒤르켐의 아노미 개념을 재구성하여 문화적 목표와 제도적 수단 간의 갈등을 아노미라고 규정했다. 사회가 인정하는 수단을 통해 자신의 문화적 목표를 실현할 수 없게 됨으로써 생겨나는 갈등상태가 아노미라는 것이다. 머튼은 이러한 상태에서 개인들이 적응하는 방식은 동조, 혁신, 의례주의, 도피주의, 반역 등으로 나타난다고 보았고, 일탈행동은 아노미 상황에서 개인이 사회에 적응하는 양식이 된다고 하였다.
  • 하위문화 이론에서는 일반적으로 하층 사람들이 사회적 배제와 불만 등으로 범죄적 행동을 옹호하는 하위문화를 형성하게 되고, 이러한 하위문화에 의한 사회화로 비행이나 범죄를 저질러도 괜찮다고 여기는 태도가 형성되는 것이 비행이나 범죄가 일어나는 원인이라고 본다.
  • 학습 이론은 사람들의 행동은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운 환경 속에서 의식적 또는 무의식적으로 다른 사람의 행동을 모방하거나 학습한 결과라고 본다. 서덜랜드는 차별 교제 이론을 통해 일탈행동은 일탈적인 사회적 환경 속에서 일탈자들과 접촉하면서 그들의 문화와 행동을 자연스럽게 학습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 통제 이론은 일탈행동이나 범죄의 원인이나 동기를 직접적으로 설명하기보다는 '왜 사람들은 법을 위반하지 않는가?'라고 질문한다. 그래서 사회통제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범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또한 허시는 "비행은 사회에 대한 개인의 유대가 약하거나 깨졌을 때 일어난다"고 보면서 유대 형성은 타인에 대한 애착, 헌신, 참여, 신념이 중요하다고 보았다. 이는 사회 학습 이론의 주장과도 상통한다.
  • 넓은 의미의 낙인 이론에는 베커와 레머트 등의 딱지 붙이기 이론과 고프먼의 낙인 이론이 있다. 이는 개인이 일탈행동을 하게 되는 것은 다른 사람들이 그의 행동에 대해 일탈자 또는 범죄자로 낙인찍은 결과라고 본다. 한편, 레머트는 어떤 사람에게 한번 일탈자라는 딱지를 붙이게 되면, 그는 스스로 일탈자라는 의식을 강화하게 되어 이차적인 일탈행동을 하게 된다고 보았다.
  • 고프먼의 낙인 이론은 사람들에게는 일상생활의 상호작용 과정에서 통상적으로 기대되는 개인적 속성들이 달라 부정적으로 인식되는 속성을 오명이라 하며, 오명을 부여하여 바람직하지 못한 것으로 규정하는 행위를 낙인 또는 낙인찍기라고 했다. 오명은 개인의 다양한 속성 중 하나이지만, 다른 속성들은 쉽게 무시되고 개인의 모든 것이 특정한 오명에 따라 판단되기도 한다. 이러한 낙인 이론은 몇 가지 난점이 있는데, 우선 최초의 일탈행동이나 범죄의 원인을 설명하지 못하며, 모든 일탈행동이나 범죄를 사회적 권력에 의해 규정된 결과로 설명하는 것도 적절치 않다.
  • 퀴니를 비롯한 마르크스주의 범죄 이론 또는 비판 범죄 이론 학자들은 일탈행동과 범죄를 발생시키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적 구조 자체에 있다고 보았다. 

출처: 『사회학: 비판적 사회읽기』(2014). 비판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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