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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국가와 시민사회의 이해
- 정치는 공동체 전체와 관련된 의사결정 과정과 이 과정에서 작동하는 권력관계들을 포함한다. 사람들이 사회적 자원의 분배를 둘러싼 사회적 의사결정 과정에서 서로 권력을 획득하고 또 행사하는 활동과 그 관계가 바로 정치인 것이다. 한동안 정치는 국가를 중심으로 하는 좁은 의미에서의 제도정치에 국한되어 이해되었다. 그런데 기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권리·요구, 국가에 대한 시민의 먹거리 안전 등의 요구도 일상생활에서 이루어지는 시민의 정치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 민족은 언어, 지역, 경제생활, 그리고 문화의 공통성을 기초로 역사적으로 형성된, 공동체 의식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집합체라고 한다. 그리고 나라는 민족을 구성하는 국민을 포함하여 하나의 주권에 미치는 범위 안의 모든 자연적·인문적 내용을 총괄하여 지칭하는 개념이며, 정부는 행정 과정이나 기구를 지칭하는 말로 국가 관료들이 일상적으로 정책을 수립하거나 집행하는 장이다. 국가는 공식적인 통치기구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실질적으로 국가권력이 행사되는 공간을 가리키기도 한다.
- 시민사회는 국가로부터 분리되어 있는 시민의 자율적인 공간을 가리킨다. 시민사회는 국가의 독재에 저항하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다양한 갈등과 적대가 공존하면서 복합적인 담론 투쟁과 헤게모니 투쟁이 이루어지고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 현대적 시민사회의 맹아는 역사적으로 17~18세기 유럽에서 등장했다. 당시 유럽은 절대주의 국가의 위기가 도래하며, 부르주아 세력이 부상하기 시작한 때였다. 이 시기에 국가와 시민사회의 분리가 나타나며, 국가라는 공적 권위로부터 자율적인 영역으로서 시민사회가 등장했다. 시민사회 발달과 함께, 시민사회 내에서도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이 분리되기 시작했다.
- 현대국가의 특성은 다음과 같이 다양하고 복합적인데, 첫째, 현대국가의 영토는 헌법을 통해 그 경계가 명확히 규정되어 있다. 둘째, 현대국가는 폭력수단을 합법적으로 독점하고 있다. 셋째, 현대국가의 권력은 탈인격적·법적 권력이다. 넷째, 현대국가는 법적·합리적 절차에 기초하는 전문관료제를 통해 운영된다. 다섯째, 현대국가는 국민국가이다. 여섯째, 현대국가의 대내적 주권은 인민으로부터 나오며, 국가권력의 행사는 인민으로부터 정당성을 획득해야 한다. 일곱째, 현대국가의 대외적 주권은 이념적으로 국제체제에 의해 보장되며, 따라서 현대국가는 상호 간 승인에 기초한 열국체제 속의 국가라고 할 수 있다.
- 민주주의는 그리스어 'demokratia'에서 기원하는데, 이는 인민의 통치라는 뜻을 지닌다. 곧 민주주의라는 개념은 단순히 다수의 통치가 아니라 인민 스스로 하는 '자기결정'이라는 원리가 내재되어 있으며, 이는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동일성의 원리로 표현되기도 한다.
- 민주주의는 현대사회에서 국가와 시민사회의 관계를 매개하는 전형적인 이념이자 제도이다. 오늘날 민주주의가 국가와 시민사회를 매개하는 중요한 고리이기는 하지만, 시민사회나 국가가 반드시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중요하다. 민주주의는 역사적으로 계속 변화하는 정치제도이자 이념이며, 민주주의를 지지해주는 현실적 힘이 없다면 얼마든지 퇴보할 수 있다.
2. 유럽 근·현대사회와 국가-시민사회 이론
- 사회계약을 통해 개인들의 권한을 양도받은 국가는, 개인 간의 갈등을 공정하게 조정하여 싸움과 전쟁을 방지하고 재산권을 보호하며 사회적 불평등의 야만을 해결할 수 있는 문명의 구현체로 생각되었다. 사회계약론에서는 개인들의 정치적 공동체를 시민사회 또는 정치사회라 부르며 자연과 대비되는 문명화된 사회라는 뜻도 가진다고 보았다.
- 현대적 시민사회론의 창시자는 헤겔(G. W. F. Hegel)이다. 헤겔은 시민사회를 국가에 앞서 존재하는 인간 사회로 보았다. 그리고 시민사회는 국가라는 최상의 질서 속에서 규제될 때 인륜성을 다시 회복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헤겔의 국가는 시민사회와 분리되어 있기는 하지만, 단순한 통치기구를넘어 시민사회를 교화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확산적 성격을 지닌다.
- 마르크스는 헤겔이 보았던 시민사회의 경제적 측면을 더욱 강조하여, 시민사회를 주로 물질적이고 경제적인 관계로 파악했다. 시민사회가 자본주의적 착취와 계급적대에 기초하여 부르주아의 지배가 관철되는 공간, 즉 부르주아 사회라고 보았다. 그는 국가란, 부르주아에 의한 시민사회 지배를 반영하는 사적·계급적 도구라고 보며, 시민사회의 경제적 지배관계가 국가의 성격을 규정한다는 것이다.
- 마르크스는 국가가 자본가계급의 집단이익을 반영하는 기구라고 보며, 특정 자본가 집단의 이익이 아닌, 자본가계급 '전체'의 계급적 이익을 보장해주는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즉, 국가는 경제정책을 통해 경쟁하는 개별 자본가들 간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시장 실패를 보완하여 전반적인 자본축적의 조건을 만들어낸다고 보았다.
- 베버는 권력을 '한 행위자가 자신과 사회관계를 맺고 있는 다른 사람들의 저항을 무릅쓰고라도 자신의 목적을 실현할 수 있는 가능성'으로 정의했다. 또한, 지배 또는 권위는 '한 행위자가 타인의 특정 명령에 복종하는 경우에 나타나는 권력의 행사'로 규정했다.
- 베버는 지배의 이념형적 유형을 세 가지로 분류했다. 첫째, 카리스마적 지배이다. 이는 개인이 초자연적이고 초인격적인 성품이나 특수하고 예외적인 권력을 부여받은 자로 취급되는 것을 말한다. 둘째, 전통적 지배이며, 셋째, 법적·합리적 지배로 법에 기초해서 이루어지는 지배를 의미한다.
- 베버는 현대국가를 주어진 영토 내에서 정당한 폭력(물리력)의 독점을 성공적으로 주장하여 권력을 행사하고 합리적인 관료제를 통해 지배하는 정치공동체라고 보았다. 국가는 관료제 논리와 특수이익에 따라 움직이기에 시장경제, 경쟁적 정당체제, 강력한 정치적 리더십 등이 관료제를 견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처럼 엘리트 중심의 민주주의를 옹호하는 입장은 민주적 엘리트주의라 불린다.
출처: 『사회학: 비판적 사회읽기』(2014). 비판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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